1. 채권시장은 꼬리가 아니라 몸통이다.
대부분 사람은 채권시장을 부차적인 시장으로 생각한다. 일반투자자들에게 채권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니고, 채권시장이 너무 복잡한 데다 흥미를 일으키지 못해서 대부분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 인식과 달리 채권시장은 사실 중요한 시장이다. 채권시장의 영향 아래 있는 금리와 신용여건이 금융시장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금융시장 및 경제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크다. 금융시장과 경제가 모든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개개인의 재정적 상황의 상당 부분은 채권시장의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채권시장은 꼬리가 아니라 ‘몸통’이라는 사실은 더욱 분명해졌다. 채권시장이 기침을 하면 주식시장에서는 지진이 일어난다.
2.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결정된다.
채권시장은 금리가 형성되는 곳이다. 대출, 신용카드, 예금, MMF 등에 적용되는 이율은 모두 채권시장과 연결된다. 위와 같은 금융상품의 이율 대부분은 채권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미국 국채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모기지 금리는 10년 만기 국채금리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를 약간 선행하는 가운데, 두 금리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며 움직인다. 모기지 금리와 국채수익률, MBS 수익률 사이의 밀접한 상관관계는 다양한 금리에 미치는 채권시장의 영향을 잘 보여준다. 다양한 이자율 상품이 채권시장과 연결되는 이유는 투자자가 참고하는 금리의 벤치마크가 바로 채권시장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은 금리 수준을 결정하고,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이 채권시장에 반영된다.
3. 금리가 여러 자산에 미치는 중요한 영향
금리는 개인의 금융자산은 물론 주식 포트폴리오에도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주식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 경험을 통해 실제로 확인됐다. 따라서 주식시장참여자들은 채권시장을 주시한다. 금융시장에는 “연준에 맞서지 마라.”라는 격언이 통용될 정도다. 채권시장에 대해 깊이 알수록 채권시장에서 시작된 파장 때문에 기타 자산은 물론 주식시장에 나타나는 잠재위험과 기회를 더욱 잘 파악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무심코 지나치기보다는 채권시장의 변동이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채권시장의 동향을 어떻게 투자결정에 적용할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반드시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채권시장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고, 그것을 투자결정과정에 치밀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4. 채권시장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금융시장이 채권시장의 움직임에 강력하게 반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의 건전성 확보에 금리가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자들은 경제의 건전성이 기업이익, 주가, 그리고 회사채 등 위험자산의 수익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또한 투자자들은 경제활동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채권시장이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
채권시장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방식은 매우 분명한 상관관계로 표현할 수 있다. 금리 인상은 경제를 둔화시키고 금리 인하는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 금리가 높으면 대출이 둔화되고 금리가 낮으면 대출이 활발해진다. 금리의 등락은 일반적으로 연준의 결정에 좌우된다. 연준은 경제의 건전성을 제어하기 위해 금리수준을 조절한다. 연준은 금리를 조절하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인상 또는 인하한다. 연방기금금리는 은행간 거래에 적용되는 오버나이트론 금리로, 모든 단기 금리의 기준이 된다. 연방기금금리는 가장 중요한 금리 가운데 하나다.
5. 주택, 자동차, 자본지출에 대한 채권시장의 영향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의 동향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 세 가지 경제부문이 있다. 바로 주택, 자동차 그리고 자본지출이다. 각 부문은 개별적으로도 경제 전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주택시장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금리 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상하려면 이 세 부문을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 이 세 부문이 금리변동에 반응하기 시작할 때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때는 승수효과로 경제의 다른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경제와 투자 측면에 수많은 영향이 나타날 것이다.
자동차 부문을 예로 들어보자. 자동차산업이 미국 산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보다 작지만 승수효과 때문에 그 파급력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저금리의 영향으로 자동차매출이 확대된다면 그 수혜는 다양한 방식으로 경제 전반에 퍼져 나갈 것이다. 먼저, 자동차 영업사원의 수수료 수입이 증가할 것이다. 영업사원들은 추가소득을 이용해 자동차산업과는 관련이 없는 의류, 가구 등 다양한 상품을 사고 이것이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계속 가동하면서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늘어나고 노동일수가 증가해 소득이 상승할 것이다. 이렇게 늘어난 소득 역시 경제의 각 부문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다. 자동차매출확대의 영향은 부품산업의 근로자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이는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주택부문은 다른 경제부문보다 승수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단독주택을 지을 때 마다 3개의 일자리와 9만달러의 정부수입이 추가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신규주택구매자는 소득대비 소비 비중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수준은 자본지출, 즉 신규공장, 기계, 기술, 장비 등에 관한 기업의 지출에 영향을 미쳤다. 기업은 금리환경이 경제성장에 우호적일 때 자본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기업은 금리가 경제성장을 유발할 만큼 아주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할 때, 생산능력을 확대해 재화 및 서비스 수요증가에 대응하려고 한다. 기업은 자본지출 관련비용이 적게 들 때 자본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 자본지출 계획을 실행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고, 주로 차입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낮은 금리에 의해 조달비용이 낮아지길 선호한다. 지나친 유후설비가 부담되는 상황에서는 추가로 설비를 확충할 동기를 갖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저금리는 공장과 설비의 현대화를 돕고, 새로운 장비와 소프트웨어 구매는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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