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요
듀레이션은 금리변동에 대한 채권가격의 민감도를 측정하는 척도다. 듀레이션은 채권의 변동성을 비교할 때도 활용할 수 있고 헤지 목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듀레이션은 복잡한 수학공식을 이용해 도출하기 때문에 직접 손으로 계산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듀레이션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기에 앞서 간단한 예를 살펴보자. 듀레이션이 5.0인 이표채가 있다. 이 채권의 수익률이 200bp 변동할 때마다 채권가격은 약 10% 변동할 것이다. 매우 간단해 보이는 계산이다. 듀레이션에 대해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가격의 변화율’이라는 정도만 알면 다른 내용은 기억하지 못해도 채권투자를 하는 데는 무리가 없다.
가격변동
듀레이션으로 채권가격의 금리민감도를 정확히 측정할 수는 없지만, 금리 변동폭이 작은 경우에는 상당한 근삿값을 얻을 수 있다. 금리변동폭이 극히 작을 때는 실효 듀레이션을 이용해 개별채권이나 포트폴리오의 가격변동폭을 추정한다. 금리변동폭이 클 때는 볼록성 개념을 적용해야 한다. 볼록성은 수학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수익률 변화에 대한 채권가격의 변동폭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볼록성은 듀레이션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수익률변동폭과 채권가격의 변동폭을 설명한다. 즉, 듀레이션이 5.0이고 수익률이 200bp변동했지만, 채권가격의 변동폭은 듀레이션을 이용한 추정치인 10%가 아닌 9%에 그쳤다면 그 차이는 채권의 볼록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볼록성은 일반적으로 큰 폭의 수익률변동에 따른 채권가격의 변동을 추정할 때 보조수단으로 활용된다. 볼록성은 오늘날 투자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테일사건(일어날 확률은 높지 않지만 일단 발생하면 그 충격이 엄청난 사건을 가리킨다.)’에 대비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위험요소가 볼록성이기 때문이다.
만기
만기가 길어지면 듀레이션도 확대된다. (다른 조건은 같다고 가정한다.) 듀레이션이 확대되는 정도는 표면금리를 비롯한 많은 요인에 영향받는다. 변동금리부채권의 경우에는 만기가 길어진다고 해서 듀레이션이 증가하지 않는다. 금리가 상승할 때 가격이 증가하는 구조의 경우 마이너스 듀레이션 값을 가지기도 한다.
표면금리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은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에 비해 듀레이션이 작다. (다른 조건은 같다고 가정한다.)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일수록 최초 투자금의 회수가 빠르기 때문이다. 표면금리가 제로인 무이표채의 듀레이션은 언제나 만기까지 남은 기간, 즉 잔존만기와 같다. 10년 후에 만기가 도래하는 무이표채의 듀레이션은 10.0이다. 이는 일반이표채에 비해 무이표채의 변동성이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헤지펀드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금리가 하락할 조짐이 있을 때 무이표채를 매수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금리가 하락할 때는 무이표채의 가격이 만기가 같은 일반채권보다 더욱 빨리 상승해 자본이익을 누릴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다. 무이표채는 보험사와 연기금처럼 장기 부채를 보유한 기업들이 선호한다. 이들 기업은 부채의 긴 듀레이션 때문에 역시 듀레이션이 큰 무이표채를 선호한다. 듀레이션이 긴 무이표채를 이용해 자산과 부채의 만기를 더욱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계산방식에 따른 분류
듀레이션 계산에 널리 쓰이는 두 가지 공식이 있다. 하나는 1983년 프레드릭 맥컬레이가 개발한 맥컬레이 듀레이션으로, 이는 채권에서 발생하는 미래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해 구한 가중평균 잔존만기를 의미한다. 맥컬레이 듀레이션은 기본적으로 투자 시점부터 발생하는 모든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구한 다음 그 현재가치에 각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시점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가중치를 적용한 것이다. 그 결과는 채권의 유효기간을 가중평균한 연수로 표시된다. 맥컬레이 듀레이션은 서로 다른 채권들을 가격민감도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미래 현금흐름에서 시장위험을 완전히 배제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수정 듀레이션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앞서 설명한 듀레이션의 정의와 동일하다. 즉 수정 듀레이션은 채권가격의 금리민감도를 측정하는 척도다.
한계점
듀레이션은 채권의 신용도가 각기 달라서 발생하는 위험은 반영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신용도가 AAA 등급인 회사가 발행한 듀레이션 5.0인 채권은 듀레이션이 같은 CCC등급 회사채보다 변동성이 적을 가능성이 크다. 신용도가 낮은 CCC등급 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거시적, 미시적 위험에 따른 수익률과 가격의 변동성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듀레이션을 회사채의 변동성을 비교하는 유일한 지표로 활용해서는 안된다.
콜/풋옵션부 채권에서 고려할 점
듀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채권수익률이 감소할 때 확대되고 채권수익률이 증가할 때 축소된다. 콜옵션부채권과 풋옵션부채권은 예외다. 콜옵션부채권의 경우, 채권수익률이 하락하면 듀레이션도 축소된다. 채권수익률이 하락하면 채권발행자는 조기상환을 통해 높은 조달비용을 가진 부채를 상환하고 낮아진 시장금리로 다시 조달할 수 있다. 콜옵션, 즉 수의상환조항이 가격상승을 제한하고 따라서 듀레이션도 축소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풋옵션부채권은 채권수익률이 상승할 때 듀레이션이 축소된다. 풋옵션, 즉 수의상환 청구조항이 채권의 가격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채권을 발행자에게서 상환받아 더 높은 시장금리에 재투자 할 수 있기 때문에 명목만기까지 보유하기 보다는 풋옵션을 행사할 확률이 높다.
곡선 듀레이션
금리변동에 대한 포트폴리오 총 가격의 민감도를 평균 듀레이션만으로 간단히 파악할 수는 없다. 개별 채권마다 매일같이 수익률변동폭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가격의 변동폭도 모두 다르다. 수익률 곡선의 형태가 달라지고 장단기물 간의 움직임이 큰 차이를 보일 때 그렇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곡선 듀레이션에 관심이 높다. 포트폴리오의 곡선 듀레이션은 수익률 곡선 형태의 변화에 대한(스티프닝 혹은 플래트닝) 포트롤리오 가격의 민감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포트폴리오가 수익률 곡선의 2~10년물에 대한 노출이 더 크면(단기물 비중이 크다는 의미이다.) 포지티브 곡선 포트폴리오로 간주한다.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되어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지는 현상, 단기물의 상대적 강세를 의미한다.)이 나타날 때 좋은 성과를 내고, 수익률 곡선의 플래트닝(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어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완만해지는 현상, 장기물의 상대적 강세를 의미한다.)이 나타날 때 성과가 부진한 포트폴리오다. 수익률 곡선의 10~30년물에 대한 노출이 더 크면(장기물 비중이 크다는 의미이다.) 네거티브 곡선 포트폴리오로 간주한다. 수익률 곡선이 가파를 때 약세, 완만할 때 강세를 보이는 포트폴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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