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위험
대부분의 금융자산과 마찬가지로 채권가격도 시장위험의 영향을 받는다. 명칭에서 짐작하듯 시장 위험은 시장의 변동과 관련된 위험을 가리킨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러한 위험을 금리 위험이라고도 하며, 이는 채권투자자가 직면하는 가장 큰 위험 가운데 하나다.
금리 위험은 채권가격이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한다. 즉,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내려가고 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은 올라간다. 금리 위험은 채권가격 하락을 우려해 만기일이 되기 전에 채권을 팔려는 투자자가 직면하는 위험이다. 채권을 만기일까지 보유하는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금리 위험에서 벗어난다. 매수한 날부터 만기일 사이에 발생한 금리변동과 상관없이 액면금액으로 상환되기 때문이다.
모든 채권은 손실올 방지하는 장치가 있든(대다수 지방채), 발행주체의 신용도가 높든 상관없이 금리 위험이 있다. 이런 채권들의 가격도 다른 채권과 마찬가지로 금리 변동에 반응한다.
금리 위험은 채권투자자의 통제영역 밖에 있다. 금리변동을 일으키는 요인 앞에서 투자자들은 무력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금리 위험에 대해 전혀 손을 쓸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사실 채권투자자는 만기가 다양한 채권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금리 위험의 수준을 조절할 수 있다 만기가 짧은 채권을 선택하면 금리 위험은 어느 정도 줄어든다. 금리변화에 대한 채권가격의 민감도는 만기가 길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만기가 긴 채권은 만기가 짧은 채권보다 금리 위험 이 더 크다. 금리변화에 대한 채권가격의 민감도는 채권의 듀레이션으로 측정할 수 있다. 듀레이션은 기본적으로 금리가 변동할 때 채권가격이 변동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다. 금리 위험을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채권의 듀레이션을 아는 것이다.
만기가 짧은 채권을 선택해 금리 위험을 통제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위험이 개입될 수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앞으로 설명할 변형된 형태의 재투자 위험이다. 재투자 위험은 채권의 현금흐름을 더 낮은 금리 수준에서 재투자하는 데 따른 위험을 가리킨다. 재투자 위험은 통상 채권에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이자에 발생하는 위험이지만 금리 위험을 통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할 때도 재투자 위험에 노출된다. 만기가 짧을수록 만기가 된 채권에서 발생한 자본을 재투자하는 빈도가 늘고, 따라서 이전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재투자할 위험도 증가한다.
금리 위험을 통제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두 번째 위험은 만기가 긴 채권에서 더 큰 자본이익을 얻을 수 있는 시기에 만기가 짧은 채권에 투자함으로써 기회비용이 발생할 기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금리 위험을 낮추는 대신 더 큰 투지수익을 올릴 기회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처럼 상충되는 상황은 투자세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투자지들은 위험 수준이 낮은 자산이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비해 일반적으로 투지수익이 적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수익률 곡선의 형태를 보고 제대로 배팅을 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포트폴리오의 금리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포트폴리오의 총 듀레이션은 같으면서도 개별채권의 만기는 더욱 다양하게 가져 감으로써 최적의 성과를 내는 것이다. 다음에서 설명하겠지만 이런 투자는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곡선 위험을 측정함으로써 가능하다.
재투자위험
앞서 이야기했듯 재투자위험은 채권의 현금흐름을 더 낮은 금리에 재투자하는 데 따른 위험이다. 재투자 위험은 특히 만기가 짧고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을 같은 금리로 재투자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액면금액 10%달러, 표면금리 연 6%인 채권을 보유한 투자자가 있다. 투자자는 이 채권에서 연 60달러의 이자수익을 얻는다. 그런데 금리하락 때문에 연 6% 표면금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다른 투자기준을 충족하는 채권을 찾을 수 없다. 이때 투자자는 어쩔 수 없이 연 5% 금리에 이자수익을 재투자하고, 따라서 이자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이 줄어들면서 결국 투자수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금리가 상승하면 더 높은 금리에 이자수익을 재투자할 수 있기 때 문에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채권의 재투자 위험 수준은 크게 세 가지 요소에 좌우된다. 첫째, 만기다. 매수 시점에 계산한 만기수익률을 달성하려고 할 때,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현행 금리가 총수익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만기가 길수록 이자에 붙는 이자가 총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된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사실, 금리가 높을 때는 이자에 대한 이자가 채권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수도 있다. 투자대상을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이지를 재투자하는 데도 신중해야 하는 중 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둘째, 표면금리다. 앞서 살펴보았듯 금리변동은 채권에서 받은 이자에 발생하는 이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표면금리가 높을수록 재투자 위험도 커진다. 채권의 표면금리가 높을수록 매수 당시의 만기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총수익의 현행금리 의존도는 더욱 커진다 이러한 위험을 고려할 때, 채권 포트폴리오 수익을 우려하는 투자자라면 금리가 상승할 때는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을 매수할 것을 고려해야 한다.(금리가 상승할 때는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의 가격이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보다 천천히 하락한다. 즉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은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보다 볼록성이 작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할 때는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표면금리가 0%인 무이표채는 만기 전에 채권을 매도하거나 만기일이 도래한 경우를 제외하면 재투자 위험이 없다 보험사와 연기금이 무이표재를 선호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투자수익을 더욱 확실하게 예측 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을 매수하면 기회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은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과 비교해 가격이 천천히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특성이 모두 같다고 가정할 때, 표면금리가 높은 채권은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보다 듀레이션과 볼록성이 작다.
셋째, 남은 기간이다. 만기까지 남은 기간이 짧을수록 재투자 위험은 커진다, 남은 기간이 짧은 채권에 투자하면 만기일에 상환액을 재투자해야 하는 위험도 더 크다는 뜻이다.
남은 기간에 관한 재투자 위험을 제한하는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각기 다른 만기일을 갖는 채권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금리등락의 영향이 모두 반영된 현행금리에 만기상환액을 재투자할 수 있다. 또한, 채권을 팔지 않고도 재투자에 필요한 자본 흐름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 더불어, 투자기회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고 거래비용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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