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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왜 국채 수익률 곡선일까?

by 나도 월급 독립 프로젝트 2023.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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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라고 쓰여져 있는 표지판

국채 수익률 곡선에 가장 주목하는 이유

수익률 곡선 가운데 가장 면밀한 관찰 대상은 단연 국채 수익률 곡선이다. 시장참가자와 전문가들이 경제와 시장에 대한 신호를 찾으려고 할 때 가장 먼저 주시하는 수익률 곡선도 역시 국채 수익률 곡선이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국채는 채무불이행 위험이 없거나, 적은 유가증권으로 간주되고, 따라서 국채 수익률 곡선은 만기 별 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참여자들의 기대 '투명하게' 반영할 수 있다. 회사채 등 다른 수익률 곡선과 달리, 국채 수익률 곡선은 신용도 차이로 말미암은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만기가 긴 채권에는 기간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사실과는 별도로 우리는 시장참여자들이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신용도를 동일하게 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도가 제각각 다양한 채권들이 혼재시는 수익률 곡선은 시장의 기대를 투명하게 반영한다고 할 수 없다.

둘째, 미국 국채시장은 채권시장에서 유동성이 가장 풍부한 부문이다. 국채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확인해주는 것은 수익률 곡선상의 수익률이 시장참가자들이 국채에 부여하는 가치를 정확히 반영한다는 사실이다. 유동성이 부족하고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수익률이 왜곡되고 따라서 수익률 곡선의 정확도도 떨어진다.

셋째, 국채수익률은 다른 고정수익증권수익률보다 접근성이 높다. 예를 들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정보는 10년 만기 회사채수익률보다 훨씬 폭넓게 배포되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국채가 아닌 다른 채권으로 수익률 곡선을 그린 다면 주관적인 결정에 따라 수익률 곡선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채 수익률 곡선을 그린다면 무수히 많은 회사채 가운데 어떤 회사채를 이용할지 선택 해야 한다. 이때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수익률 곡선의 신뢰도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크게 세 가지 이유로 살펴본 것처럼, 시장심리를 가장 정확히 반영하고 경제와 금융시장의 전망에 관한 신뢰할 만한 신호를 보내는 수익률 곡선을 찾는다면 국 채 수익률 곡선을 주시해야 한다.

 

수익률 곡선의 형태에 관한 전통적 해석

수익률 곡선의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나는 원인에는 수많은 해석이 있다. 그 가 운데 특히 유명한 열 가지 요인이 있다, 이 요인들을 살펴보기 전에 좀 더 전통적인 몇 가지 이론을 알아보자. 수익률 곡선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흔히 거론되는 것이 기대이론, 유동성 선호이론, 시장분리이론이다.

기대이론의 기본개념은 순전히 미래의 금리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에 따라 수익률 곡선의 형태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우 상향시 수익률 곡선은 앞으로 단기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한다. 마찬가지로, 역전된 수익률 곡선은 앞으로 단기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 수익률 곡선이 완만하게 누웠다면(플래트닝) 투자자들이 단기금리가 일정하게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뜻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심리의 영향이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순수기대이론은 정책기대가설과도 어느 정도 유사하다.

유동성 선호이론에 따르면 장기 채권의 수익률이 단기 채권보다 높은 이유는 투자자가 장기 채권 보유에 따른 위험보상을 추가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보상을 기간 프리미엄 혹은 유동성 프리미엄이라고 한다. 투자자들은 만기와 가격변동성 사이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안다. 또한, 장기물을 보유하는 데는 단기물과 비교해 더 많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물 보유에 수반되는 추가 위험에 대한 보상을 원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회사채 수익률 곡선이 거의 언제나 우상향 형태를 띄는 것도 이런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국채와 달리 회사채의 신용 위험은 먼 미래의 불확실성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위험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이는 장기 금리를 단기 금리보다 높게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는다. 오늘날의 우량기업이 30년 후에는 후퇴할 수도 있고 아예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요구는 타당해 보인다. 같은 맥락에서, 회사채 수익률 곡선이 거의 언제나 우상향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시장분리이론의 바탕이 되는 개념은 자산과 부채에 대한 제약에 수익률 곡선의 형태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채무자와 채권자를 특정한 만기 영역에 묶어두는 이 제약은 정부규제가 될 수도 있고 스스로 정한 규칙이 될 수도 있다. 다시 발해, 만기 별로 다른 수요와 공급에 따라 수익률 곡선의 형태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많은 은행은 규정에 따라 만기가 5년 이하인 자산에만 투자가 허용된다. 이런 제약은 대개 단기물에 유리하게 작용해 수익률 곡선을 우상향 형태로 만든다.

 

수익률 곡선의 형태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 

수익률 곡선의 형태는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개별요인들의 상대적인 중요도는 수시로 달라지지만 여기서는 지금까지 수익률 곡선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쳤고 앞으로도 그릴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요인을 소개하려고 한다.

수익률 곡선의 형태를 결정하는 요인들을 이해함으로써 경제와 금융환경의 변화가능성을 더욱 잘 포착할 수 있다. 또한, 만기와 신용도, 성격이 서로 다른 채권 들 가운데 다양한 환경에서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채권을 선택하는 데도 수익률 곡선에 대한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 수익률 곡선의 형태가 변화할 때 그 변화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는 투자자는 수동적인 자세로 수익률 곡선의 변화를 무시하는 투자자들보다 더 큰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크다.

연준

통화정책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개별요인이라면 연준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수익률 곡선의 한 영역인 단기 금리를 조절하는 주체가 연준이고, 수익률 곡선의 나머지 영역인 정기 금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도 바로 인준의 조치이기 때문이다.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올리기나 내림으로써 수익률 곡선의 단기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연준은 은행시스템의 통화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연방기금금리를 관리한다. 연준은 연방기금금리를 올리려고 할 때 은행과 증권사에 국채를 팔아 본원통화를 줄인다. (은행과 증권사로 하여금 국채에 대한 값을 내게 함으로써 이들의 현금보유량을 줄인다.) 연방기금금리를 내릴 때는 금융기관으로부터 국채를 사들여 본원통화를 늘린다. 금융위기 당시, 연준은 공사채, 국채는 물론 정부기관보증 MBS를 사들여 본원통화를 늘리는 '예외적 수단'을 동원하기도 했다.

은행체계에 존재하는 통화량을 조절함으로써 연방기금금리를 올리거나 낮출 수 있다. 연방기금금리가 변동하면 기타 단기 고정수익증권의 금리도 함께 변동한다. 단기물의 금리가 연방기금금리를 밀접하게 따라 움직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통화공급량의 변화는 이자비용의 변화로 이어진다. 이는 이자비용을 주로 반영하는 단기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금융기관들이 중기채와 장기채를 보유하는 비용을 대개 차입으로 조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방기금금리가 3%라면 중기채와 장기채를 보유하는 데 필요한 자 금을 차입할 때도 그만한 이자비용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기관들은 고객에게 재편취할 목적으로 중기채와 장기채를 보유한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은 채권을 보유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3% 미만인 경우, 즉 '네거티브 캐리'가 발생하 면 해당 채권을 보유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네거티브 캐리는 어떤 유가증권을 보유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이 해당 유가증권에 투자해 얻을 수있는 수익률을 초과하는 경우 발생한다. 금융기관들은 언젠가 차입비용이 떨이 질 것이라는 판단이 서지 않는 한 네거티브 캐리를 발생시기는 거래를 피할 수밖에 없다.

차입비용이 고정수익증권수익률을 초과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연방기금금리 아래로 떨어진 경우는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 다섯 차례 모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단기간 내에 국채수익률이 연 방기금금리 아래로 내려간 경우였고, 따라서 금융기관들이 피하고 싶어하는 네 거티브 캐리라는 곤란한 상황을 배제할 수 있었다. 위 다섯 차례의 상황은 경제에 대한 전망은 물론 미래 통화정책의 방향에 관한 확실한 신호가 됐다. 네거티브 캐리 상황이 드물었다는 사실은 수익률 곡선의 단기 영역이 연준의 정책과 얼 마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단기물의 수익률과 연방기금 금리의 스프레드의 일관성은 연준의 정책변화가 수익률 곡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연준이 단기 금리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원인은 간단하다. 바로 금융기관들 사이의 자금거래에 적용되는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연준이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참가자들이 연준의 연방기금금리 인하를 기대하면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빠르게 하락하고 그 결과 수익률 곡선의 스티프닝 현상이 일어난다.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면 단기물의 수익률이 장기물보다 더욱 빠르게 상승한다.(금융기관은 네 거티브 캐리 상황을 우려하고, 투자자들은 좀 더 기다리면 더 높은 수익률도 기능하다고 생각해 매수를 미루기 때문이다.) 이때는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약세를 보이고 그 결과 수익률 곡선의 플래트닝 현상이 일어난다.

연준은 주로 연방기금금리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수익률 곡선에 영향을 미치는 한편, 정기 금리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한다. 장기 금리는 네거티브 캐리 우려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네거티브 캐리 상황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가 그만 큼 더 있기 때문이다. 장기 금리는 미래 단기 금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 영한다. 즉, 장기 금리는 미래 단기 금리에 대한 배팅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연준은 이렇게 장기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다면 단기 금리가 결국 하락할 것이라는 투자자들 의 전망이 장기 금리에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연준이 장기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 가운데 좀 더 중요한 것은 기대인플레 이션과 관련이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장기 금리를 결정하는 주요요인이다. 연 준은 통화정책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 력이 형성될 조짐이 보이면 재빠르고 단호한 조처를 해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을 낮출 수 있다. 연준이 확고한 인플레이션 극복 의지를 보이면 투자자들은 인플레 이션으로 수익이 잠식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하게 되고, 이는 장기 금리가 상대 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 결과 투자자들이 장기물에 요 구하는 프리미엄도 물가상승률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 그칠 것이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대응이 지나치게 미온적이거나 느리다고 판단하면 투자자들 은 프리미엄을 추가로 요구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돼 투자수익을 잠식할 위험에 대한 보상으로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처럼 연준은 수익률 곡선의 단기 영역과 장기 영역 모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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